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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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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종교],신축 모스크바 주교좌대성당 낙성식과 한국의 헌법개정 방향 / 경기일보, 2018년 03월 07일 수요일 / 제22면

글 :  Msgr. B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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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행 헌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 사회에까지 전염된 공산주의 무신론 사상과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유혈참극을 피하며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한도 일본,영국,태국,벨지움, 등, 몇몇 나라들처럼 우선 입헌군주제(立憲君主制)로 가는 것이 합당한 차선책이 아닐까 한다.

[삶과 종교] 신축 모스크바 주교좌대성당 낙성식과 한국의 헌법개정 방향

변기영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3월 06일 20:33  / 발행일 2018년 03월 07일 수요일  제22면
     

1931년 스탈린은 소련의 종교말살 정책으로 모스크바 주교좌대성당을 폭파하고 그 자리에 450m 높이 탑을 신축, 레닌의 초대형 동상 건립을 위하여 수세기에 걸친 장기계획을 착수시켰으나, 당시는 인력도 재력도 여의치 않아, 큰 진전을 보지 못하였었다. 
그러나 1980년대 말부터 고르바초프, 옐친, 푸틴 등 새 대통령들의 개혁정책으로 모스크바 대성당 복원 운동이 구체화되어 새 대성당 건축은 매우 신속하게 진척되었고, 폭파 전에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중앙정부와 유럽 교회들의 지원으로 약 5억 달러의 큰 예산을 들여 완공하였고, 마침내 지난 2000년 연말에 전 유럽 교계의 감탄과 경탄을 받으며 낙성식을 거행하였다.

모스크바의 신축 대성당은 첨탑 높이 103.5m, 내부 평면 2만7천㎡, 천정높이 79m, 벽 두께 평균 3.5m, 천정 중앙 돔 직경 30m, 천정과 벽 내면과 외부 돔 지붕은 1㎜ 두께의 합금으로 입혀졌다. 모스크바의 루즈코푸 시장은 새 대성당 축성식 기념사에서 “과거 스탈린 공산주의 집단(regime)이 파괴한 새 대성당 복원은 우리 소련 인민의 정교회 정신 부흥운동의 출발이요, 표상”임을 강조했고, 소련 제2의 도시 레닌그라드(Leningrade) 역시, 거의 1세기 만에 페테르스부룩(Petersburg)이라는 옛 이름을 회복하였다(현재 사용 중).

신권(神權)이 무시되는 무신론 공산주의 체제하에서는 인권(人權)도 존중될 수 없었다. 고려말 이성계와 정도전 등이 고민하던 왕권(王權) 수호 통치와 신권(臣權)의 개혁 정치 시도, 나아가 민권(民權) 신장이 공산주의 체제하의 자유부재 사회에서는 경제발전의 기적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신앙인, 지성인, 부자를 모두 숙청하고 나면 노동자농민들이 기업가와 부자가 될 줄로 알았으나, 기업가들과 부자들만 없어지고, 노동자농민들은 가난한 채 그대로 남아서 1세기를 두고 대를 이어가며 변함이 없었다. 유럽 다른 나라 국민들의 삶에 비하여 소련 인민의 상대적 가난은 절대적 가난으로까지 심화되어 가는 듯하였다.
더군다나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에 대항하려는 소련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대량 생산 노력은, 마치 오늘의 북한처럼 인민들의 복지에 정신 쓸 겨를이 없게 하여, 복지는 고사하고 국가 유지 자체도 어려워져서 1980년대 말, 결국 국방과 체제유지에 무용지물이 된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제조,보유한 상태에서 구 소련의 무신론 공산주의 정권 붕괴는 속수무책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헌법 개정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民主)니, 민족(民族)이니, 통일(統一)이니 하며 현행 헌법 개정 방향을 1세기 전 소련이 실패한 무신론 사회주의를 추종하려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공산주의 망령들이 복장만 바꾸어 입고, 명찰만 새로 만들어 가슴에 붙이고 출현하여, 광란의 괴성으로 진실을 파괴하고, 일부 사이비 언론들은 괴변으로 정의를 거부하고 조작된 다수의 폭력으로 문화와 역사의 개조를 시도하지만, 진리와 정의를 부정하는 허위와 불의로 무신론 공산주의로 가는 헌법 개정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안반이 글러서 떡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떡메질이 서투른 새 일꾼이 떡 찧는 판이 잘못 생겨서 떡이 잘 안 된다고 탓한다는 말인데, 기름 한 방울도 안 나오고 지하자원도 별로 신통치 않은 우리가 분단의 상처와 전란의 잿더미에서 단기간에 ‘세계 10대 경제대국’ ‘7대 무역 대국’ 하는 소리를 들으며, 중국에 앞서는 서울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문화행사를 계속 거뜬히 흑자 거행하며, 세계 여러 나라에 적지 않은 해외원조를 보내주고 있다.

이러한 한강 기적의 토대가 된 현행 헌법도 잘 안 지키고 또 제대로 못 지키는 마당에, 헌법개정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기존 헌법의 일부 조항에 대한 추가 보완 정도라면 몰라도, 대한민국의 국체(國體)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모험은 개헌이 아니라, 미지의 불안한 공산주의 혁명같은 개악(改惡)이 될까 걱정이다. 더구나 국가 100년 대계의 개헌작업에는 반드시 헌법학 전문 원로학자들이 참여하는 분명한 몫이 보장되어야 하겠다.

결국 현행 헌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 사회에까지 전염된 공산주의 무신론 사상과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유혈참극을 피하며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한도 일본, 영국, 태국, 벨지움, 등, 몇몇 나라들처럼 우선 입헌군주제로 가는 것이 합당한 차선책이 아닐까 한다. 
* 모스크바 시에는 유명한 성당들이 여럿 있는데, 본란에서 거론한, 새로 복원된 대성당의 교회 전문 명칭은,"구세주 대성당(Redemptoris Church)"이다. 현재, 소련의 대표적인 대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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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영 천주교 몬시뇰/<저작권자 ⓒ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 : 2018.03.06 오후 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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