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인용한 백서
황사영의 백서 101-102행(김시준역 벽위편 p. 306)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동방의 우리나라에서 주님의 은혜는 다른 나라보다 월등하게 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찍이 전교자가 온 일도 없이, 주님께서 친히 특별하게 성교교리를 가르쳐 주셨고, 이어서 성사를 베풀어 줄 이를 주시는 등, 내리신 갖가지 특은을 손가락으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101/主恩之於東國 可謂逈越尋常 初未嘗有傳敎者來 而主特擧斯道而親
102/卑之 繼又以授聖事者予之 種種特恩 指不勝屈.)
이러한 표현은, 서양 성직자 선교사들의 도움 없이, 평신도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직접 하느님나라의 진리에 도달한 천진암강학을, 황사영이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백서는, 이벽이 이승훈을 북경에 파견할 때도 전교자를 찾아가 세례를 청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백서44행/ 布衣李檗大奇之-承薰 李檗密托曰 北京有天主堂 堂中有西士傳敎者--求信經一部 幷請領洗--必勿空還.)
‘이승훈은 벼슬하지 않는 선비인 이벽이 아주 기특히 여기고 있어, 이벽이 이승훈에게 은밀히 부탁하였습니다. 북경에 가면 천주당이 있고, 성당에는 서양 전교자가 있으니, 기도서를 구해오고 더불어 영세를 청하여 받고, -- 빈손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5. 3. 12. 사도좌를 방문한 한국 주교님들에게, ‘한국의 첫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신앙을 교회의 성사생활로 온전히 나타내기 전부터 이미 예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이루어 나갔을 뿐만 아니라, -- 주님의 첫 제자들처럼 신앙과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습니다.’(사도 4, 32 참조)고 하였다.
또한 이에 앞서 2014. 8. 14에, 방한 중 한국주교님들께 하신 말씀 속에서도, ‘그들은 평신도였고, 그들 스스로 개척해 나갔습니다. 한국교회의 역사가 하느님의 말씀과 직접 만나 시작되었다는 것은 뜻이 깊습니다. 그리스도의 메시지에는 아름다움과 진실성이 있어서, 복음과 복음의 요구, 곧 회개, 내적 쇄신, 사랑의 삶에 대한 요구가 이벽과 첫 세대 양반 원로들을 감동시켰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바로 그 메시지에, 그 순수함에, 거울을 보듯이 자신을 비추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야 합니다.’(일어나 비추어라, p. 21)
2015. 6. 16. 천진암성지 주임 김학렬 신부
조선교구 설정, 교황 그레고리오 16세 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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