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도 굶어보이는 박새 부부가 점심도 외상으로
허겁지겁 교대로 먹고 가느라고 식사전후 기도, "성부와..."도
잊었는지, 요녀석들이 이제는 냉담동 동장이 되어가려는지 ?!(2020.03.17)
늦 겨울 이른 봄이면, 산새들이 배를 줄여야 하는 때입니다. 곡수리 공소 사우거사기념서재 현관 앞에 서 있는 성모상과 하느님의 종 권철신 암브로시오와 권일신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두 형제분들의 순교 기념비 뒤에 공중에 떠 있는듯, 80년생 아람들이 굽은 노송 옆에는 자연석 바위들이 있는데, 종종 참새들과, 박새, 붉은머리 오목눈이, 드물게는 붉은 배의 곤줄박이, 등 하늘을 날으는 야생 동포들이 와서 매일같이 한동안씩 앉아서 조잘대며 국회도 열고, 청문회도 닫으며, 놀다 간답니다.
최근에는 중공의 후안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가 훼방을 놓는 바람에 음식점마다 개문휴업하다싶이 조용해서, 새들도 빈 손으로 맨 입으로 바위에 모여 앉아서 이렇쿵 저렇쿵 하며, 시장끼를 들어내며, 바위 옷도 조금씩 뜯어 입에 넣어보기도 하고, 입을 좌우로 씻기도 합니다.
직원들이 보다 못해, 찰 수수쌀과 찰 좁쌀, 그리고, 옛날 상감마마 밥상에 진상하던 이곳 여주 자채쌀을 한 두 숫갈씩 떠다가, 물 한 접시하고, 자연석 밥상을 차려 주었더니, 박새 부부 한 쌍이 제일 먼저 와서, 한 마리는 망을 보고, 한 마리씩 교대로 날마다 먹고 갑니다. 그런데 요녀석들이 우리에게는 인사도 안하고, "성부와,,,"도 안하고, 먹는데만 정신이 팔려서, 꼭 최근 냉담동 동장들이 되어가는 일부 신도들을 닮아가기로 하였는지, 성당에 와서 기도할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러나 인내에 인내를 더해가며, 가르쳐 보기로 재다짐하면서, 좀 나아지겠지 하고, 새 매가 오기 전에 어서 배를 채우고 가기만 바랄 뿐입니다.
신선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작은 새들은 입에 마스크도 안하고 조잘대며, 이마에 체열 측정이나 손발을 약물에 씻지도 않고, 자가격리도 안하며, 중공의 저 후안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도 무섭지 않은지, 아주 제법 까불다 못해 뽑내고 뻐기며 날아 다니는데, 그래도 모이는 주워먹어야 날 수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조직이 대단하고, 선전과 교육이 엄청난 무신론 집단의 세력으로도, 종교와 외교와 경제는 마음대로 못하는 법이랍니다. 별을 보면서 하늘도 날으는 힘이 있는 박새들도 모이를 주어서 모시통에 넣고 다니며 삭히는 삶의 경제는 선천적인 법리에 속하는 것이기에, 먹고 날으며, 날아가서 먹어야 하는 경제생활은, 박새들도 사람들과 다를 수가 없으니, 하물며 천자문깨나 읽었다는 사람들이야 더 따지고 캐어서 떠들어봐야 무엇하겠읍니까 ?!
- Msgr. Byon -
식탁 바위 부근 몇바퀴 돌면서 살핀 후, 박새 부부는 교대로 식사를 합니다.(2020.03.17)
박새 부부는 식사도 교대로 한답니다.(2020.03.17)
조반도 굶은 박새 부부가 교대로 점심도 외상으로 먹고 간답니다.(2020.03.17)
박새 부부(2020.03.17)가 교대로 식사하는 동안, 우리가 현관에서 못본체 하는데도,
맘이 놓이지 않는지, 계속 두리번거리며, 함부로 줏어넣는데만 바쁜데, 체할까 너무
걱정입니다. 혹시나, 새 매가 알면, 오라가라하며, 야단을 해도, 공중이나 큰 나무
높은 가지나 구름 속에는 병원도 없다는데,,,!
이 작은 새 집은 작년에 붉은머리 오목눈이 꼬마 새가 성모상 등 뒤에 있는 영산홍 가지에 두번째 짓고 살다 간 집인데, 하루에도 자주 이 성모상 앞을 여러번씩 지나면서도, 꼬마 새가 새끼쳐나가는 것을 몰랐는데, 아마 몰염치한 뻐꾸기가 알을 낳아 놓고, 뒷 동산에 가서 가끔씩 울기만 하던 버릇으로 다민족 가정이 살던 집으로 보입니다. 아직은 오목눈이 붉은머리도, 또 뻐꾸기도 오지 않았습니다. (202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