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잎 족속같은 인생이어라"
위령성월 묵상하며, 강원도의 단풍 잎을 즐기며 낙엽을 밟고 사는 동창 이신부에게,
염소 고기를 아주 오래간만에 맛있게 잘 먹었네. 모두 이신부 덕이지. 건강이 꽤 좋아뵈어 나도 기분이 아주 좋았어. 그런데 검은 머리카락 하나도 없이 온통 백로의 날개같은 힌 머리를 보니, 치악산 산신령이 강림하사 하산하신듯,,,!
바보같은 말이지만, 아직도 나는 까만 구두약도 안 바른 자연산 검은 머리 미련하게 그대로라 흉보지 말게 !
그러나 이제 우리도 나이를 좀 생각하며, 매사에 손을 대기 전에 반드시 자신의 나이한테 예의를 갖추어 먼저 여쭈어 보고나서 손을 대거나 시작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세. 몸은 정직하여 나이를 따라 늙고 낡았는데도, 마음은 아직도 혼자 젊은 체 하며 철이 덜나서인지 철부지처럼 괞찮으련 하고 으례 과로를 예사로 알고 뽑내며 함부로 과하게 일하면 운동이 아니라 과한 중노동이 된다는 것을 겁내지도 않는다네.
팔순 고개 마루턱에 주저앉아서 다 낡은 우리의 노구가 내뿜지도 못하는 피로의 약한 한숨이 휴우~~피이히익~~하며, 펑크난 자전거의 고무 타이어에 다 새 나가다가 남은 공기의 마지막 남은 바람 새 나오는 소리처럼 !
건강 조심하세.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인생이 너무나 참으로 짧고, 세월은 하도 빨라서, 눈 한번 깜짝하며 생각해보기도 전에 벌써 저만치 앞서가다가 먼저 우리 시야에서 아주 사라져 버리고 만다네. 우리 뒤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모두 하겠지 !
벌써 11월 위령성월 한가운데 와서 서 있구먼.! 서양시문학의 시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저 유명한 Virgilius의 늦가을 시 한 수를 우표딱지 삼아 끝에 붙여서 띄워 보냄세.
[나무잎 족속같은 인생이어라.
잎은 바람에 불리어 땅에 떨어지고,
봄이 되면 또다시 새 움을 티우나니,
인생도 이와같아, 누구는 태어나고,
또 누구는 죽느니라.]<최민순 신부님 역>
변기영 몬시뇰이 사랑방에서 <msgrb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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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식 야고버 신부가 회답용으로 보내온 詩文 <2020/`11/09/>
나무는 엄동설한을 극복하기 위해 낙엽을 떨어뜨리는 것이 참으로 지혜롭다 하리니,
만산홍엽으로 뭇사람들은 아름답다 하여 단풍놀이 간다네.
그 단풍이 바람에 날려 대지를 따뜻이 덮어주니 새싹들이 뾰죽 뾰죽 돋아나네.
나무도 새 봄엔 새 잎을 틔우겠지. 사람아, 삶의 지혜가 어찌 이리 신비로운고❤ !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 Et Lux perpetua luceat e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