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합동 연미사/2023년 1월 22일 주일 오전 11시 곡수성당>교황 베네딕도16세께서 교황청 방문하신 이명박 대통령께 선물로 주신 그림(로마 사도 성 베드로대성당 건축광경. 1666년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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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합동 연미사/2023년 1월 22일 주일 오전 11시 곡수성당>교황 베네딕도16세께서 교황청 방문하신 이명박 대통령께 선물로 주신 그림(로마 사도 성 베드로대성당 건축광경. 1666년도 작)

곡수 공소 성당 금년 설날 미사는 음력 1월 1일, 양력 1월 22일 주일 오전 11시에 바칩니다

글 : Msgr. Byon

<2023년 조상님들 위한 설날 합동 연미사는

1 월 22일 주일 오전 11시 곡수성당에서 바칩니다>

<곡수성당 2023년 1월 22일 설날 미사 시간 안내>

[설]과 [설날], [슬]의 의미와 가치와 교훈과 역사와 전통을

잠시나마 간결히 더듬어 보는 길목에 서서,,!

설이나 설날이란 말은 새로움이나 처음이라는 말들과 차원이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낯이 설다. 과일이 아직 덜 익어 설다. 등, 지금까지도 우리말의 이곳 저곳 구석에 남아 있는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관습과 역사를 들여다보면, 설이나 설날이란 말은 새로움이나 처음이라는 말들과 차원이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분명히 철학적이며, 신학적이고, 신앙적이며, 종교적이고, 신심적이며 천륜적인 차원에서 한 인간 개인의 차원을 넘어 가정의 효심이나 마을의 대동(大洞) 공동체의 윤리 도덕적 정신을 넘는 차원을 엿볼 수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기에 설이나 설날이란 말은 달력이 생겨나고 쓰여지기 이전부터 선사시대의 우리 생활과 역사에 주요한 역할과 기능을 하던 것이었다. 마치 갖난 아기가 엄마나 물이나 아빠라는 말을 알고 말하기 그 이전부터, 이미 엄마나 물이나 아빠의 인식과 활용 중에 살며 자라고 있듯이. 다만 달력이 생기고 쓰여지면서, 설이나,설날이란 말이나 그 정신적 기능과 역할은 달력의 테두리나 한계 안에서 좀 정리되고 정착되어 자리잡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즉, 달력이 생겨나고 쓰여지기 전부터 설이나 설날이 있었다고 하는 뜻은, 바꿔 말하면, 설이나 설날이 먼저 있어 왔었기에, 달력의 출현이 생기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달력의 제정과 사용 그 이전의 우리 생활과 역사의 기간은 그 이후의 기간보다 훨씬 더 오래일 수도 있다.

우리 말의 고대 어원에 아직도 깃들어 있고 살아 있는 몇가지 뿌리를 살펴보면서 슬이나, 설이나, 설날의 기원과 역할과 의미와 가치를 조금씩 캐내어, 상하 좌우 선후 표리(表裏)를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 말 중에 우리가 갖난 아기 시절부터 엄마나 할머니 무뤂에 안겨서 제일 먼저 쉽게 배우는 말들은 외마디 한 글자, 한 음절로 된 낱말들인데, 이러한 낱말이나 어휘조차도 너무나 적었던 언어생활은 선사시대인들 때부터 일부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눈, 코, 귀, 배, 등, 눈,피, 뼈, 입, 손, 발,살, 골, 힘, 비, 같은 말과는 좀 다르게, 마치, [설]의 소리에 담겨 있는, [을]이라는 발음 소리는 [얼]과 유사한 표현으로, 물, 불, 별, 살, 골, 풀, 절, 돌, 달, 날, 굴, 발, 등과 같이, 선사시대인들은 [영(靈)]이나 [신령]한 힘의 [을] 혹은 [얼]이 들어있다고 믿었었기에, 얼굴은 [얼]이 들어 있고, [얼]이 살고 있는 [굴]로 여겨, [얼굴]이라고 보며 말하였으며, [을] 소리도 [얼]을 뜻하는 소리였다는 것은 동서양이 같다고 하겠으니, 엠마누엘, 가브리엘, 라파엘, 바이칼, 얄루, 가람, 등에서 엿볼 수도 있다.

또한 지금도, [설]을 [슬]에 가까운 발음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설]이나 [슬]은 신령한 힘이고, 신령한 것이며, 신령의 날이고, 신령한 영을 만나는 날이며, 이러한 [슬]이나, [설]이나, [설날]은, 아직 달력이 생기기 이전 시절, 빗 물에 장마가 지는 경우 냇물이나 봄에 큰 나무 잎이나 풀이 싹 나는 현상 등을 계기로 하여, 때를 따라 신령한 얼이 출현하며, '슬, 슬 바람이 분다. 봄기운이 슬 슬 남에서 불어오네', 등의 '슬 슬' 의미는 속도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모양과 동기와 존재 양식, 등을 들어내는 것이니, '상감께서도 슬 슬 거동하신다'는 등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슬이나 설이나 설날, 슬날에 담겨 있거나 서려 있거나 깃들어 있다고 믿던 혼령이 찾아온 거룩한 날로 여겼기에, 슬에는 모두가 좋은 새 옷을 입고, 함께 즐겼으니,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아', '저 얼 씨고, 저 얼을 쓰고,,,,," 하는 말도 사실은 이 혼령(神靈)을 쓰고, 또 저 혼령도 뒤집어 쓰니, 좋다는 표현이다. 결국 설이나 슬이나 설날은 선사시대부터 신령한 초자연적이며 신령적인 존재의 힘으로, 그를 만나고, 모시며, 그 기운을 받는 날이기에 물질적인 차원을 넘어서 신령한 존재로의 개념 체험으로 발전하여 그 영역에 들어가므로써, 슬의 영은 우리 인간들의 삶에 들어왔고, 이와 더불어, 우리는 그와 합하는 계기로 수 만년 혹은 적어도 수 천년을 살아오면서 습관이나 종교나 정치나 실정법의 차원을 넘는 계기를 마련하고, 거기에 젖어서 살아오게 되었다.

결국 슬이나 설이나 슬날이나 설날은, 특히, 우리 배달겨레에게 가장 신성한 종교적이며 신앙적인 대 축일이이고, 축제일이었다. 그리하여 유교의 공자님 탄일이나, 불교의 석가 세존 불탄일이나, 그리스도교의 예수 성탄일, 등과 성격과 차원을 달리하고, 나아가, 민족 종교의 수준도 넘어서는, 전 인류와 전 세계만민이 만세에 걸쳐 천주님을 만나뵙고, 감사드리며, 찬미하고, 환호하는 대 축제일로서, 하루만으로는 너무나 짧고 부족하여, 대보름까지 세배를 다니듯, 설날의 정신으로 한 해를 미리, 이미, 살고 있음을 다짐하는 축제일이오, 하느님의 날이오, 위대한 혼령의 날이며,우리 모두가 함께 살고, 합께 살아 가는, 위대한 혼령과 우리가 하나되는 날이다.<Msgr. B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