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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혈순교자들의 마지막 숨결소리

Bloodless Martyrs' Breathless Voices

백수(白壽)를 바라보며 - 김창렬 주교님<Contemplative writings of the Most Rev.Kim retired, hermitic Bishop in Je Joo island Diocese.>

글 : 주교 김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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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원로 교구장 김창렬 주교님의 깊은 묵상록과 주옥같은 말씀을, [오늘의 無血 殉敎者들의 숨결 - Breathless Voices of the Bloodless Martyrs]에 우리 부족한 후학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공경하올 김주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연로하신 주교님을 도와드리는 현순심 다리아 자매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Bloodless Martyrs' Breathless Voices

[순교자들이 외치는 소리-Voice of Martyrs]라는 메뉴의 명칭을, [오늘의 無血 殉敎者들의 숨결 - Breathless Voices of the Bloodless Martyrs]로 곧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그대로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을 모두 [무혈의 순교자 군상]으로 들어 높히고 찬양하며, 그 숨결 소리를 여기에도 옮겨봅니다. 존경하옵는 우리 사부님, 김창렬 주교님의 심오하고 주옥같은 묵상록을 읽어가다 보면, 성령의 감도하심에(by the inspiration of the Holy Spirit) 의하여 쓰여지는, 거룩하며, 순수하고, 진솔하며, 소박하여, 뜨거운 영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순교자들의 모후이신 성모님처럼, 무혈의 순교 선조들의 숨막힌듯 애타는 숨결 소리를 여기에 게재하도록 우선 윤허를 받은 글들입니다.

주교님의 심오한 묵상의 주옥같은 문장은 일체 그대로, 절대로 아무런 첨삭이나 수정이 없이, 보내주시는 그대로, 여기서는 세라피나 허관순 편집실장이 맡아서 반드시 '그대로 게재함'을 철칙으로 삼고, 준수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2023년 순교자 성월 9월 26일, 이제는 모두 성인반열에 오르신 103위 옛 순교복자 축일에 이곳 곡수리 공소 성당 하느님의 종 순교자 사우거사 권일신 기념서재에서, 오늘의 無血 殉敎者들의 숨결 -Breathless Voices of the Bloodless Martyrs>에 묻혀서, 변기영 몬시뇰 올림.

나는 백수(白壽)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이들과 소감을 나누고 싶어 짧은 글 몇 편을 보내드리오니 너그러이 해량하시기 바랍니다.

2024. 9. 9.

제주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김창렬 주교

 

나의 장수 송가 (長壽 頌歌)

 

이것은 무엇에 깜짝 놀라 소리 지르는 사람의 심정으로 남들과는 달리 예외적으로 장수의 특혜를 누리고 있는 나의 찬가로 기쁨과 놀라움의 노래입니다.

나는 그리 많지 않은 연세로 영생으로 들어간 한 스승님으로부터 천수를 다한 기쁨을 노래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사제로서의 자신의 생의 종말은 무심히 살다가 또한 무심히 마치는 것이라 하시곤 했습니다.

주심께서는 평소 그가 간직하고 있던 그 소원대로 해주셨습니다.

, 복되어라. 그의 죽음이여!

 

그리고 나는 한 분의 특별한 선배 대주교를 모시고 있습니다. 그분은 한국의 성직자 중에서 가장 오랜 생을 누리시어 백수(白壽)를 경축한 지 이미 몇 해가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곳 제주교구에서도 나의 백수를 두고 경축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을 나는 듣곤 합니다.

이 어인 일인가! 사제 된 지 5년이 되던 해에 앞으로 5년 정도밖에는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기도 했던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살고 있으니 그저 감격할 뿐입니다.

이러므로 나의 장수의 송가는 사랑의 송가요 감사의 송가입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이제로부터 영원히 이어주소서 아멘!

 

소요(逍遙)

 

나는 본래 나서기를 좋아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몸을 사리는 사람으로 변하였다. 아니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가?

그것은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성화같이 나더러 교통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으니 바깥출입을 삼가라는 것 때문에 그리된 것이다.

나는 그 권유대로 몸과 마음의 자유를 잃고 노후 생활을 하는 신세이다.

나는 이 굴레를 벗어버리고 내가 타고난 나서는 성격을 되찾고자 애쓴다. 내가 상대방의 의사를 묻지 않고 덮어놓고 글을 써 보내는 것도 그 굴레를 벗어버리는 수단의 하나이다.

 

고유성(固有性)

 

글을 쓰는 사람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문체가 있다.

다른 말로 그 사람만이 가지는 고유한 체취, 곧 암내가 있다.

나는 나만의 고유한 문체 곧 암내가 있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즉시 나에게서 나오는 암내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는 나의 고유한 암내를 맡고 싶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피부로 느끼기에 호불호 상관없이 눈 감고 글을 써 보내는 것이다.

 

참행복이 있는 곳

 

사람들이 바로 저 언덕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떠들어대기에 귀가 솔직하여 바로 저 언덕 너머에 있는 행복을 손에 쥐고 싶어 젖 먹은 힘까지 다하여 그 험한 언덕을 기어올라 그 아래를 보니...

~! 내가 쏟아놓은 그 아까운 정력이여!

그 지긋지긋한 언덕을 넘어 내려다 보니...

! 허망타! 그것은 한낱 공중누각이더이다.

 

내 사랑하는 벗이여, 나는 그대를 나처럼 사랑하기에 남이 들을세라 그대에게만 귓속말로 말한다. 행복은 그대 곁에 있다. 아니 그대 속에 있느니라. 그대가 할 일은 오직 행복이 있는 곳을 어떻게 해서든지 탐지하여 손에 꼭 쥐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면 내가 그대에게 보증하니 그대는 남부럽지 않은 백만장자가 되리라.

입력 : 2024.09.11 오전 11: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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