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떻게 천벌(天罰)을 면할 수 있으랴?
불쌍한 사람들을 20여명이나 잔인하게 살해하고나서, 또다시 시신을 재삼재사(再三再四) 살해하는 일이 일어난 실로 끔찍한 시대를 우리는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정말 천벌을 재촉하는 이 사회의 악이다. 惡人之極惡이 如此하다.
우리 신앙인들이 몸담은 종교가 무엇을 하였으며, 또 지금 이 마당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얼마 전에 성지에 순례온 시골 농부가, "신부님 난리가 나고야 말꺼예요. 어떻게 안 날 수가 있어요? 하늘도 못 막습니다."하는 소리를 들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쎄 그렇게까지 악할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전쟁이란 정치가들이 결정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군인들이 무기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그 시대, 그 사회 다수 백성들의 죄악이 땅에서 하늘까지 차고 넘치고 충만하여 계속 차고넘치면 천사들도 속수무책이고, 천주님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전쟁이다. 결국 전쟁은 그 시대 다수의 사람들이 자처하는 선택이다.
채송화가 백일홍이라는 주장을 서슴없이 으젖하게 목청높혀 특필대서(特筆大書)하는 경우가 非一非再한 것이 오늘의 일부 억론이오 악론이다. 모든 종교 단체들과 종교 지도자들뿐 아니라 교육가들이 돈벌이에서 좀 초연하고, 모든 언론기관들이 사치와 향락과 오락과 유흥에 관한 선전 홍보를 10분지1로 좀 줄이고, 그대신에 내용이 선하고 의롭고 거룩하고 갸륵한 것을 끊임없이 보도하여 대중교육에 집중하였으면 얼마나 좋으랴?
돈때문인지, 아니면 가정과 사회와 국가와 민족과 개인을 파괴하기 위해서인지, 웬 못된 내용을 직간접으로 선전하고 홍보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지면을 바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홍보기능들이 아닌가? 제2, 제3, 제4의 현대판 심청전이라도 발굴하여 모든 홍보기관이 매일 자주 보도한다면,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양로원이 사라지고, 얼마나 많은 어르신네들의 서글픈 눈물이 사라지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삶의 보람을 만긱하랴?
노동의 댓가로만 살고, 노동의 댓가만큼만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 국민정신 자세가 부당한 축재자들을 예방하고 바로잡을 것이며, 온 사회를 건전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다.<변기영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