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대사님의 (창립기념미사) 메시지 / 2015. 6. 24(수) 11시 천진암성지.
존경하는 수원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과 한국의 주교님들과 신부님들, 그리고 수도자들과 우리 교우님 여러분, 세례자 요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저는 여러분과 하나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우리는, 여기 천진암성지에 유해를 안장하여 모신, 하느님의 종 이벽 세례자 요한과 동료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시복청원이 바로 수락되어, ‘복자들’의 (제단에)품위에 곧 올려 지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분들을 교회의 거룩한 분(성현)들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창립하실 때, 사도들과 72명의 제자들과, 전 세계교회에 복음의 참된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맡기셨습니다.
하느님의 종들인 이벽 세례자 요한과 동료들은 진정한 의미의 ‘한국천주교회의 창립자들’이니, 이분들은 하느님 섭리의 계획 속에서, 이 나라에 교회를 창립하는데, 첫 사명을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이벽 세례자 요한은 ‘교회를 심는’ 도구였고, 한국천주교회의 뿌리를 내리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지금 감사를 드리는 것은, 그 뿌리가 지금 -한국에서 원동력이 되고 선교하는 교회로서- 영적인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cf. Ad gentes 5항)
바티칸 공의회의 선교헌장 AD GENTES 에서는, 복음을 위하여 생명을 바친 여러 사제들과 평신도 선교사들의 ‘ 교회 심기’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를 심는 노력’은 - 교회를 심는 작업으로서-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교회의 생명력은 순교자들의 피로 양육되어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 안에서- 끊임없이 성장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cf. Ad gentes 6항)
한국교회의 초창기는 그야말로 축복이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피로 축복되었고, 천진암성지에 그 무덤을 모신 하느님의 종들은 한국 (천주교) 신앙의 제 일 세대들이었습니다.
저의 각별한 인사를 순교자들의 후손들에게, 특별히 천진암성지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신앙의 생명선(대물림)은 여러분의 가족사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는 다시한번 하느님의 섭리로 이룩된 봉헌의 역사요 신앙 수호의 역사입니다. ‘ 교회를 심는 노력’은 여러분 안에서 계승되고 있는 것입니다.
순교자들을 기념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주교님들을 통하여 한국교회에, 진실한 ‘기억과 희망의 지킴이’가 되어 주기를 요청하셨습니다.(2014. 8. 14) ‘교회는 기억과 희망의 지킴이입니다. ; 교회는 영적 가정으로서,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의 등불을 어른(부모)들이 젊은이(자녀)들에게 전달합니다. 옛 증거의 기억은 현재에 새로운 증거가 되고 미래의 희망이 됩니다.’ (2014. 8. 20.?) 한국의 우리 모든 천주교 신자들은 진정으로 과거 기억의 증언자들이고, 현재의 영적 증거자들이며, 우리교회의 미래를 위한 희망입니다.
기억과 희망, 그리고 증거란 (교황님의)말씀 속에는 한국교회가 특별한 도전에 헌신해야 한다는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몇 년 전까지 (원조를)받는 나라였으나, 지금은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는 선교 측면에서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특별히 아시아 대륙에서 교회를 돕는 능력이 있어, ‘밖으로 파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한국에 심겨져 순교자들의 피로 양육된 나무가 이제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의 팔과 같은, 가지를 펼치기를 바랍니다.
더구나, 아시아의 모든 나라들과 특히 한국에서,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로 말미암은 세속주의와 물질주의는, 지속적으로 사목적 관심을 갖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그토록 소중했던 가족의 (연결)끈과 같은 영성적 가치에도 차례로 영향을 끼치고 있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가정생활의 항구성이 위협을 받아, 새로 태어났거나 태어나지도 못한 생명 자체가 계속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경쟁적인 현대 사회에서, 타인의 인권에 대한 존중과 같은 사랑의 가치와, 가난한 이들과 병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제 2선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경쟁사회 속에서 약자 계층을 변두리로 밀어 넣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 속에서는 용기를 잃게 만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순교자들을 기념하면서, 기억과 희망의 (지킴이), 그리고 증거의 삶이 우리를 복음의 기쁨으로 끊임없이 인도하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아멘.
서울, 2015년 6월 24일 성요한 세례자 대축일에,
교황대사 Osvaldo Pad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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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으로 입장 행렬 -2015. 6. 24. 오전 11시. 천진암 성지,
한민족100년계획 천진암대성당 건립 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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